한국 뺨치는 미얀마의 교육열

민주화와 시장 개방으로 변화의 바람이 거센 미얀마에서 양곤 같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교육열이 뜨겁다. 최근 양곤 학원가에서는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초등학생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사교육도 대중화돼 있다.

낮은 소득에도 미얀마에서 사교육이 성황인 이유는 낮은 출산율 때문이다. 미얀마의 합계 출산율은 2.3명으로, 2~3명의 자녀만 기르는 것이 보편화돼 부모가 이들에게 집중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 있다.

특히 미얀마의 경제 수도인 양곤의 합계 출산율은 1.7명에 불과한데 이는 2000년대 한국의 출산율 수준이다. 농촌의 경우 출산율이 높긴 하지만 양곤, 만달레이 등 대도시의 출산율은 2.0 이하로 낮게 유지되고 있으며 도시화의 진전으로 출산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문화적으로도 미얀마 학부모들은 한국 학부모 못지않게 자녀교육을 중시한다. 대학 입학시험뿐만 아니라 중간고사, 기말고사 등 시험이 있는 날이면 교문 밖에서 하루 종일 자녀를 기다리며 기도를 드리는 학부모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미얀마 학부모의 높은 교육열은 교육비 지출의 지속적인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35~39세 인구 중 학사 이상 학위 소지자의 비중은 9.8%이지만 30~34세는 12.8%, 25~29세는 14.9%로 세대가 낮아질수록 수치는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일부 영어학원에서는 3~6세 유아들을 위한 조기교육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미얀마에서 가장 인기 있는 사설 영어 교육기관인 ‘넬슨 잉글리시랭귀지센터’는 미얀마 전역에 11개 지점을 두고 지점 한 곳당 10~15명으로 구성된 영유아반을 3개씩 운영 중이다.

영유아반은 원어민 강사가 그림책을 보여주면서 영어로 대화를 유도한다. 수업에서는 오직 영어만 사용되며 유아들은 원어민 강사의 영어에 자연스럽게 노출돼 발음과 억양을 익히는 방식으로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진행되는 유아반 수업의 경우 한 달 등록비가 13만 차트(1차트=약 1원)로 미얀마 대졸 초임인 15만 차트에 육박하지만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6~15세 청소년반은 유아반보다 더 비싸서 코스당 등록비가 21만 차트에 이른다. 미얀마 근로자의 소득수준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가격임에도 전역에서 약 5000명의 학생들이 이 과정에 등록하고 있다.

넬슨 센터 관계자는 “자녀 교육을 위해 해외 유학을 떠나는 고객들의 교육 수요를 흡수한 것이 성공요인”이라며 “1구당 1개의 지점을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공격적으로 확장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KOTRA 양곤 무역관은 “시장 개방으로 외국계 기업의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연봉이 높고 근무조건이 좋은 외국계 기업 취업을 원하는 미얀마 사람이 늘고 있다”면서 “저출산에 따른 취학아동 감소로 위기를 맞고 있는 한국 교육업체들에게 미얀마는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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