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 아웅산 수치와 백악관 면담

오바마, 아웅산 수치와 백악관 면담…”미얀마 제재 곧 해제”

미얀마 일반특혜관세 재지정…공동성명에 ‘버마’ 대신 ‘미얀마’
수치 “미얀마, 예상하지 못한 수준까지 도달”

(워싱턴=연합뉴스) 김세진 특파원 =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상징이었다가 이제는 사실상 최고 실권자가 된 아웅산 수치(71) 미얀마 국가자문역 겸 외무장관이 14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마주앉았다.

백악관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낮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수치 국가자문역과 만나 미얀마가 “두드러진 변화”를 이뤘다고 치하했다.

이에 수치 여사는 미얀마의 변모에 대해 “미얀마가 이전에 예상하지 못했던 수준까지 도달했다”고 말했다.

집권 후 처음으로 미국을 찾은 수치 여사에게 오바마 대통령은 미얀마에 대한 일반특혜관세제도(GSP) 재지정이라는 ‘선물’을 안겼다.

GSP는 개발도상국에 상대적으로 낮은 특혜 관세를 적용하는 제도로, 미국은 미얀마의 옛 군사정권이 민주화운동을 잔인하게 탄압한 다음 해인 1989년 미얀마를 GSP 대상국에서 제외했다.

백악관은 이날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앞으로 미국과 미얀마가 양자투자협정(BIT) 체결을 위한 의견을 교환하고, 미얀마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소액대출 사업에 미국 정부가 1천만 달러의 지급보증을 제공하는 등의 합의 내용을 공개했다.

공동성명에서 미국은 미얀마를 ‘버마’가 아닌 ‘미얀마 연방공화국’이라는 정식 명칭으로 기록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미얀마에 가해진 경제제재를 전면 해제하지는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정부가 버마(미얀마)에 대해 상당히 오랫동안 가했던 (경제)제재를 해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지만, 언제 제재를 해제할 수 있겠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곧” 해제될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 5월 미국 재무부는 미얀마 국영기업 7곳과 국영은행 3곳을 제재 대상에서 제외하고, 미얀마 금융기관과 자국 기업 또는 민간인의 금융거래도 일반제재 목록에서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당시 미국 재무부는 미얀마 군부와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인 스티븐 로와 그가 운영하는 ‘아시아 월드’가 50% 이상 지분을 보유한 6개 기업을 오히려 특별지정제재대상(SDN)에 추가했다.

미국은 이날 공동성명에서 미얀마 군부와의 관계 개선과 관련된 조치를 포함시키지 않았다.

수치 여사는 2012년 미국을 방문해 미국 의회가 개인에게 수여하는 최고 영예인 ‘의회 금메달'(Congressional Gold Medal)을 받았고 오바마 대통령과도 비공개로 면담했다. 당시 수치 여사는 개인 자격으로 미국을 찾았고, 오바마 대통령이 수치 여사를 만난 것은 2012년이 처음이었다.

수치 여사는 이날 백악관 공식면담에서 “다양한 (미얀마 내의) 공동체를 포용하기 위해 진정으로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우리나라(미얀마)에서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수치 여사

오바마 대통령과 수치 여사(워싱턴 AP=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14일(현지시간) 미얀마의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 겸 외무장관(왼쪽)과 백악관 집무실 ‘오벌 오피스’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smile@yna.co.kr